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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을까?

by 뜸지기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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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들은 "담배 판매를 금지한 나라, 부탄"

담배는 많은 나라에서 세금 수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어떻게 부탄은 전면 금지를 결정했을까요?

이 글에서는 부탄이 담배 판매를 금지하게 된 배경과 실행 과정, 그 안에 담긴 철학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아침 라디오에서 듣게 된 '부탄' 이야기

아침 출근길 라디오에서 들은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한 나라, 부탄”이라는 말이 유난히 귀에 남았습니다. 담배는 각국 정부의 세수에서 무시할 수 없는 품목이죠. 한국만 해도 담뱃세는 매년 수조 원 단위입니다. 정재계 유착, 기업 이익, 세수 감소 등 다양한 현실적 제약 속에서 어떤 나라가 담배 판매를 금지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탄은 그런 선택을 했습니다. 이 작고 조용한 나라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담배 판매 금지의 시작: 부탄은 어떤 나라?

부탄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히말라야 산맥의 작은 왕국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 나라가 국민총생산(GDP)보다 국민총행복(GNH)을 더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불교 국가이기도 한 부탄은 물질보다 정신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04년, 부탄 정부는 전국에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금연 캠페인이 아니라, 법으로 담배 유통 자체를 차단한 강력한 조치였습니다.

담배는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부탄의 불교 문화에서는 '몸과 정신을 더럽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사찰 내 흡연은 금지되었고, 흡연자는 사찰 출입조차 제한될 만큼 엄격한 인식이 존재합니다.

정재계 유착 없이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이유

부탄은 어떻게 이토록 과감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부탄만의 독특한 정치·사회적 구조가 있습니다.

  • 왕정 체제의 강한 리더십
    담배 판매 금지 정책이 도입된 2004년은 부탄이 아직 절대군주제였던 시기였습니다. 국왕은 국민의 정신적 행복을 위해 담배와 같은 해로운 요소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국민 역시 이를 존중하는 분위기였습니다.
  • 담배 산업의 영향력 미미
    부탄은 인구 약 70만 명의 작은 나라로, 자국 내 담배 산업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기업의 반발이나 정재계 로비의 부담이 적었습니다.
  • 문화적 합의 기반
    이미 불교적 금연 문화가 확산되어 있었고, 정책 도입 이전부터 금연의 당위성에 대한 캠페인이 수년간 진행되어 국민 대다수가 정책에 공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와 예외 조항

하지만 이상만으로 정책이 운영되진 않습니다. 담배 판매 금지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고, 그에 따라 몇 가지 예외 조항이 생겼습니다.

  • 개인 수입 허용: 외국에서 담배를 구매해 들여오는 것은 허용되며, 다만 정해진 수량을 넘기면 고액의 세금(100% 이상)을 부과합니다.
  • 밀수와 암시장: 공식 유통이 막히자 밀수가 발생했고, 일부에서는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 코로나19 기간의 일시 완화: 2020년, 밀수로 인한 방역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한시적으로 공식 판매를 허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부탄은 여전히 ‘담배 없는 국가’를 지향하며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에게 드리는 생각거리

한국에서도 금연 정책이 점점 강화되고는 있지만, ‘담배를 팔지 않는다’는 급진적 조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담뱃세는 지방정부의 재정 기반이 되며, 담배 관련 산업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탄의 사례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국가가 건강과 공동체 가치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부탄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문화적 공감대, 정치적 결단, 경제적 독립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말입니다.

마무리하며

부탄은 작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 하나로 종종 거론됩니다.

‘담배를 팔지 않는 나라’라는 짧은 뉴스 속 문장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당연함을 다시 보게 합니다.

우리 사회도 언젠가 "담배보다 건강한 삶, 세금보다 공동체"를 우선할 수 있을까요?
오늘 뉴스가 던진 화두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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